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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살 사업인 - 재봉사 렌의 암살장면



올해 1월에 시작해서 22회로 완결된 드라마지만, 자막이 나오는대로 차근차근 보다보니 이제야 17회를 봤네요.
예전에도 이 필살 시리즈에 대해 잠시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이 들마의 정신은 오직 폼생폼사. 암살을 하고 얼른 그 자리를 떠나야 할 사람이 지그시 카메라를 몇초간 응시한다던가, 암살하다말고 포즈를 잡고 그대로 한참 정지한다던가, 마른 땅 놔두고 웅덩이만 골라 밟으며 물 튀기며 뛰어가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이렇게 리얼리티 다 필요없고 멋지기만 하면 된다는 B급스런 느낌이 필살의 매력이지요.
폼나는 암살장면을 만들기 위해 조명을 일일이 신경써서 세팅하고 구도를 세심하게 잡아요. 그게 잔뜩 인위적이 될 때도 있고, 단독조명을 받고 연극 무대가 될때도 있고, 지나친 나머지 피식 웃음이 나올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일관된 분위기가 있습니다. 바로 그림이 된다는 것. 각이 딱 잡혀있어서 어떤 화면을 캡쳐해도 만화 자료로 써먹을 수 있을만한 장면이 나와요. 첫번째 시리즈부터 30년동안 함께 한 스텝들의 솜씨란게 녹록하지 않아서 암살 장면이 나올땐 필살만의 분위기에 빠져서 멍하게 보게 되네요.

물론 살인이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이뤄진다는 점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요즘 사회에 만연하는 고질적인 문제들을 지금보다 칼부림이 흔했던 에도시대에 그대로 옮겨놓고 시고토닌(해결사)들이 대신해서 싹둑 무 자르듯 악인을 처단한다는- 사회풍자이자 대리만족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매회 살인장면이 나오지만 그 비현실적인 폼잡기때문에 그 잔인함이 가려지는 부분도 있구요. 지금까지 17회를 봤는데 피가 나왔는지 안나왔는지 기억도 안나네요;;

본래대로라면 매화마다 잔뜩 캡쳐를 하고도 남았겠지만 일부러 안하고 있었어요. 한번 시작하면 자제를 못할까봐 억누르고 있었거든요=_=;; 그런데 13회부터 새로운 시고토닌으로 가세한 캇툰의 타나카 코키가 결국 제 캡쳐본능에 불을 질러버렸던 겁니다;

첫 등장때는 겉도는 느낌이 없지 않았어요. 선 굵은 코키가 동방불패도 아니고 바늘과 실 가지고 목조르는 액션을 하는게 쫌 언밸런스하게 보이기도 했고 코키가 들어오기 전에 오쿠라가 연기했던 카라쿠리야(태엽인형사) 켄타의 암살기술과 비슷해서 이럴거면 교체한 의미가 없지 않냐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런데 갈수록 암살기술이 켄타와 차별화되고 거기에 쟈니즈에서도 튀는 코키 특유의 비주얼이 힘 있고 이색적인 화면을 만들더라구요. 스님같은 박박머리가 태연히 사람을 살해하는 모습 자체가 기묘한데 거기에 피어싱을 하고 팔찌에 목걸이... 에라, 이렇게 길게 설명할 필요없이 그냥 캡쳐화면 나갑니다. 각 잡은 화면도 볼 겸...^^
(주의: 전부 암살장면입니다. 거부감 있으신 분은 뒤로...)




13회의 첫 암살 개시씬은 무려 고속카메라로 촬영. 그냥 바늘 달린 실을 휘휘 돌릴 뿐인데..;



실을 단단히 고정시키기 위한 톱니 네일팁이 손발을 오그라들게 만들고....... (아 화질 좀 봐...ㅜㅜ)


조용히 합장하듯 콱 숨통을 끊는.


일을 처리한 뒤 잔뜩 애상감에 젖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의식해주는 것도 시고토닌의 기본.


14회. 이때부터 재봉사 렌의 개성이 뚜렷해집니다. 이리저리 몸을 놀리면서 상대방을 실로 칭칭 얽어매더라구요. 다른 시고토닌들이 순간의 일격이라면 렌은 다양한 액션이에요.






마지막엔 역시 폼잡기. 여기저기 걸려있는 붉은 실 보이죠?


오른쪽은 마츠오카 마사히로의 표구사 료지. 이례적으로 시고토닌 두명이 합동으로 암살한 씬이라서 인상적이었어요. 료지도 긴 머리칼에 긴 옷자락 휘리릭 날리며 화려하게 암살하는 타입이라.


15회. 다다미를 밀어젖히고 나와서 세상 모른채 여자를 끼고 자고 있는 남자를 그대로...





위에서 유녀가 두리번거리고 있는 동안 남자는 밑에서 목졸린채 죽어가고 있는거지요;



16회. 실에 물을 적시며 암살을 준비하는 렌. 단독조명이 작렬해서 장인의 포스를 풍겨주시는...;
그런데 실을 입에 물고 사악 당기며 침 묻혀주시는 것고 그렇고(;) 일부러 실을 축축하게 만들어서 더 빠닥빠닥하게 살갖을 옥죄려는 의도같아요.(이런걸 분석하는 나도 참;)





렌이 점점 끈을 당겨쥘때마다 컥컥 숨넘어가는 남자를 컷 분할로 동시에 보여주는.



17회. 마지막 일격. 목 졸리는 남자 얼굴 밑에 투명한 판을 깔고 밑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점점 다가오는 죽음+유리판에 문대느라 일그러지는 얼굴이 너무 잘보였어요;;



이 회에서는 렌의 액션이 작렬하느라 그닥 올릴만한 선명한 캡쳐가 없어요.ㅠㅠ
그런데 이렇게 일일이 설명을 하자니 왠지 잔인해보이네요? 하지만 나머지 암살씬들도 기대가 돼요^^; 그림되지, 화질 좋지, 진짜 캡쳐할 맛이 나더라구요; 렌의 암살을 보노라면 예전 필살 시리즈의 유명한 시고토닌 - 염불의 테츠가 연상되기도 하는데요, 모습이 뭔가 비슷하지 않습니까? 몇년 전에 처음 봤을땐 스틸컷만 본건데도 섬뜩했어요. 스님같은 모습으로 그렇게 웃지 좀 마; 염불은 왜 하는건데;
영상출처: CLUBBOX GACHAPIN



참, 처음에 켄타와 비슷하게 보였던게, 켄타도 이렇게 상대방의 목에 끈을 걸어 당겨서 졸라매는 방식이었거든요.




그런데 켄타가 상대와 직접 접촉하지 않고 오로지 원거리에서 죽이는 방식이라면, 렌은 기본이 다리를 걸어서 상대방의 몸을 짓누르는거고 무릎으로 찍으면서 동시에 발로 끈을 조인다던가 뒤로 덤블링을 하면서(역시 쟈니즈다운 기술^^;) 도로 끈을 걸어버린다던가 하는 육탄전이에요. 이 차이가 캐릭터의 성격도 반영하는 것 같더라구요. 아직도 켄타 생각만 하면 안타깝다능..ㅠㅠ 그 여린 성격으론 애초부터 시고토닌같은거 하는게 아니었어.

덧붙이자면 시고토닌 네명 중에서 켄타의 액션이 제일 촬영이 까다로웠대요. 던지고, 걸고, 조이는 여러 단계가 있다보니 찍어야 되는 컷도 많고, 끈에 달린 대나무 뱀의 움직임을 와이어로 조절해야 하고 끈에도 조명을 따로 준다네요. 그런데 켄타의 뒤를 이은 렌도 만만찮게 촬영에 시간이 걸릴 것 같군요;;

마지막으로, 이 들마의 주연인 히가시야마 형님의 일도양단 액션. 필살의 원조 나카무라 몬도의 방식을 이어받은 캐릭터답게 짧고 굵게 가기 때문에 분위기가 중요한데 그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게 이 벚꽃씬이었어요.




다른 배경 다 날려버리고 벚꽃과 두 사람만 남겨놓고 조명을 비췄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촌발날리는 연극세트삘이고 좋게 말하면 그림같은 장면입니다.




by 아테 | 2009/09/25 01:27 | ●드라마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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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9/26 03:1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아테 at 2009/09/26 12:14
익명L님/ 맞아요. 촌발 날린다고 생각하면서도 제가 그 분위기에 빠져드는 것도 그 노골적인 미학때문인 것 같아요. 세련되게 표현하는 것도 아니고 말씀처럼 구도, 색깔, 화면구성 다 칼같이 맞춰서 인위적으로 만들어버리는 그 촌스러움, 그게 중독성있더군요^^: 오죽하면 주인공이 일도양단하는 칼의 궤적조차 미닫이 문의 경사면과 정확히 일치시키더라구요. 보다보면 만화나 애니메이션 쪽으로 가는게 더 어울리겠단 생각도 들어요. 저 벚꽃은 그냥 넓은 스튜디오 한가운데 모형 세워논 티가 팍팍...;
FSS 한때 무척 버닝했어요. 나오는 텀이 너무 길어서 이젠 버닝할래야 버닝할 수도 없지만요^^; 콜러스 3세와 클로소의 이야기를 무척 좋아했는데....ㅠㅠ 얼마전에 12권이 나와서 읽었더니 뭔 내용인지 저~~~~언혀 모르겠어요ㅠㅠ(콜러스 3세의 자손들이 나오는 걸로 세월의 흐름을 짐작할 뿐이고;;) 앞권부터 다시 복습해야지 이해갈 것 같은데 그게 또 무섭네요;
지금쯤 주무시고 계시겠네요^^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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