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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 사파리 만년필...ㅜㅜ

요 빨간걸로 지르고 싶어서 며칠째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요ㅠㅠ 누가 나좀 말려줘..................

만년필같지 않게 강한 개성과 실용적인 모습이 무척 마음에 들어요. 디자인상도 탔다면서요. 색깔별로 있고요.
제가 가지고 있는 만년필 두자루가 딱 봐도 너무 만년필스러워서 누가 물어올라, 기스 날라, 떨어뜨릴라, 집에만 고이 모셔두고 밖에선 쓸 엄두를 못 내고 있는데요, 저건 현대적인 모양에다 기스 잘 안나는 재질이고 언제든지 촉 방향으로 잡을 수 있게 만들어진 그립과 눈에 안 띄는 검정 닙, 아무때나 편하게 쓰기 좋은 만년필 같아요.
어디 도서관이나 카페 같은데서 책 펴놓고 빠르게 옮겨적을 때 써도 무방하겠네요. 이런 경우는 다이어리에 깨작깨작 적는 것이 아니니 일제 만년필보다 다소 굵게 나오는 것이 큰 문제는 안될 것 같고요.

원래 제가 펜 잡는 모양이 좀 괴이해서 힘이 많이 들어가다보니 오래 필기하는 걸 힘들어하고 속기도 못하거든요.(그림 그릴땐 필압이 약한데 글씨를 쓸땐 필압이 강해요;) 근데 그게 만년필로 다 극복되더라는... 이제 저것만 득템하면 바깥에서도 날개를 달을텐데요. 학교도 졸업한 마당에 필기할 일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지만; 밖에서 혼자 놀 때도 괜히 뭔가 자주 끄적이거든요. 카페에서 몇시간 죽치고 앉아서 책을 읽고 노트에 뭔가를 적고 그렇게 혼자서도 잘 놀아요. 하하;  

사실 손석희 교수님이 100분 토론에서 저 만년필을 들고 나오신거 봐서 더욱 더 호감도가 급상승.. 아하하하;;;



그리고 이쯤에서 플래티넘 스탠다드를 길들이고 있는 모습^^
누구는 치약을 얇게 도포한 종이 위에 8자를 수천번 그린다고 하고 누구는 正자를 수천개 쓴다고 하지만 저는 도저히 그렇게 따분한 짓을 못합니다; 그래서 집에 있는 책을 필사하는 방법으로 길들이기를 시작했습니다.
길들이면서 삭-삭- 나가는 필기감을 느끼는 것도 즐겁지만, 재독하고 싶었던 책을 필사하는 재미도 만만치 않네요. 그냥 읽을 때는 눈으로만 읽고 넘어갔던 문장들을 여러번 곰씹게 되면서 굉장히 많은 걸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초반에 문제가 좀 있었어요. 
첫 시필땐 부드러웠던 닙이 갑자기 두꺼워지고 마구 종이를 긁기 시작하는거예요. 차라리 처음부터 그랬으면 아직 길들여지지 않아서 그러겠거니 하겠지만 멀쩡하던 애가 갑자기 저러니까 이거 어디에 부딪쳤나, 막 속상한거 있죠. 그렇게 몇페이지를 끼릭끼릭 필사했다가 혹시나 해서 종이위에 닙을 수평으로 눕혀서 지그시 눌러본 다음에 다시 쓰니까 오오 부드럽게 써진다?! 그후부터 아주 신나게 필사했습니다;;
아마 닙의 끝부분이 어쩌다 엇갈렸던가봐요. 육안으로도 확인이 안될만큼 아주 살짝. 그걸 수평으로 눌러서 엇갈린것을 풀어주자 원래대로 돌아간 모양입니다.
새삼 만년필은 참 섬세하구나 싶더군요.


by 아테 | 2009/02/09 17:52 | ●일상의 얘기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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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neige at 2009/02/09 21:06
필사하시는 책은 체사레 보르자, 우아한 냉혹일까 찍어봅니다...
빨간 사파리에게 꽂히셨군요^ㅁ^ 전 파스텔 블루 쓰고 있어요. 처음에는 무난한 샤이니블랙을 사려고 했는데 보다 보니 갑자기 눈에 들어와서 어느새 손에는 파스텔 블루가...묘한 하늘색 바디에 새빨간 클립이 촌스러운 듯 하면서 나 독일에서 온 놈이야 주장하는 듯한 특이한 색감이라 아껴주고 있습니다. 한정 모델인 오렌지나 라임도 예쁘던데 이미 보셨겠지요^^
라미의 장점이야 많지만 전 생각보다 편안하게 써지는 점이 제일 좋았어요. 어릴때 아작냈던(...) 파카 만년필 이후로 처음 잡아보는 만년필이라 어떨까 했는데 오래 써도 편안하기도 하고 디자인 특성상 안 굴러떨어지는 것도 안심이고요. 전 한 번 쓰던 그 방향 그대로 오지게 바닥에 떨어뜨려서 비명을 질렀는데 다행히 멀쩡하더라고요^^;; 그걸로 라미가 튼튼하다 주장할수는 없겠지만 가격대비 실용도에서나 필기감이나 그립감에도 첫 만년필로는 좋았습니다. 전 라미로 습작노트 반절 채웠어요. 그나저나 손석희님이 들고 나오셨다니 저도 갑자기 호감도가 상승하는군요+ㅁ+
좀 길들인 다음에 세일러를 구할까 했는데 환율도 이 모양이고 아직 만년필은 좀 어려운 느낌이고 쓰던 라미나 더 아껴줘야겠습니다^^a
Commented by 아테 at 2009/02/10 00:22
네즈님/ 일부러 '체사레'가 나오는 부분을 피해서 찍었는데 역시 네즈님을 피해갈 수가 없군요! 콜린 파렐 주연으로 체사레 영화가 만들어지려다가 감감무소식이 된걸 보고 갑자기 다시 읽고 싶어졌거든요. 개인적으로 주연캐스팅은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만 소재가 워낙 좋은데다 감독이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닐 조단이라서 이 프로젝트가 꼭 실현되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네요. 어익후 얘기가 한참 샜습니다;
하늘색 바디에 빨간 클립!! 그거 저도 침흘리며 바라보던 거였는데 네즈님이 바로 그걸 가지고 계셨을 줄이야...ㅠㅠ 부러워요! 이제는 구하기 어려워서 그냥 기본 사파리로 하려고 했는데...ㅠㅠ
맞아요. 일반 만년필은 몸체가 둥그니까 닙 앞쪽 방향으로 일정하게 잡히지 않고 뚜껑 빼고 놓으면 도르르 굴러가는것도 불안하고 가끔 잉크 얼마나 남았나 보려고 바디를 열고 컨버터를 보기도 하는데 저건 그걸 다 충족시키는게 좋더라고요. 게다가 닙쪽으로 떨어뜨려도 멀쩡하다니... ㄷㄷㄷ 운이 정말 좋으셨어요! 제 플래티넘은 떨어뜨리면 그 길로 사망- 일것 같아요;
네, 그분은 샤이니 블랙이더라구요. 네이버에서 손*희 사*리로 검색하면 바로 떠요^^
새벽내내 결재창을 띄워놓고 몇시간동안 고민하다가 플래티넘 만년필을 지른지 10일도 안됬다는걸 깨닫고 다소나마 정신을 좀 차렸습니다; 지금 당장은 있는것부터 아껴줘야죠. 암요^^ 하지만 언젠간 꼭.....
Commented by neige at 2009/02/09 22:51
아참, 몇몇 후기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뚜껑을 뒤에 꽂고 쓰면 살짝 무거워서 무게 중심이 뒤로 쏠리는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손이 작거나 하신 분들은 불편함도 좀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바디 자체도 좀 굵은 편이다 보니 날렵하고 매끄럽게 손에 감긴다기보다는 정말 쥐고있다는 기분이랄까요. 이 정도면 충분히 말려 드렸다 생각하며 이만 총총...^^;
Commented by 아테 at 2009/02/10 02:26
네즈님/ 저 손이 작은데...;; 다른 물건들과 같이 놓여있는 사진들 보면 조금 커보이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두꺼운 맛에 제브라 에어피트 샤프를 몇년간 썼었고, 평소에 뚜껑을 빼고 쓰니까 괜찮을지도 몰라요^^; 저에게 사파리 지름신이 내려오게 한 장본인이 바로 네즈님이시니, 말로는 말렸다 하시지만 말릴 의사가 없어보이시는건 제 착각일까요 하하;
Commented by Works at 2009/02/24 10:22
바디는 확실히 굵어요 =ㅅ=;;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로..
Commented by 아테 at 2009/02/24 13:16
Works님/ 아무래도 한번 쥐어보고 결정해야 할 성 싶네요.
그나저나 올해 한정판으로 다시 나온 오렌지색이 심히 끌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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