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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망상의 빛과 그림자]
요즘 옆나라 어둠의 경로로 <호죠 토키무네>의 영상을 구하고 있습니다. 엣날에 '교겐계의 두 왕자'란 제목으로 이즈미 모토야씨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 이즈미씨가 주연한 2001년도 대하드라마입니다. <토시이에와 마츠> 전년도 대하이니까 그렇게 오래된 드라마도 아니죠. 제가 토시이에와 마츠를 막 알았을 때가 2003년 즈음이었는데 당시에 정보를 얻기위해 여기저리 돌아다녀보니까 의외로 국내 웹에서 호죠 토키무네에 대한 글이 눈에 많이 띄더라구요. 그것도 동인녀들이 열렬한 지지를 보내면서 팬아트를 그리고 토키무네 50문50답도 하고 있었던거예요! 아니, 이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어떻게 알지? 했는데 알고보니 그때 케이블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NHK채널을 통해 토키무네가 안방에 방송되었던 겁니다. 주인공이 저렇게 준수하니 눈에 들어오지 않을리 없는데다가 이 드라마의 두가지 테마 중 하나가 형제간의 애증이었으니 불타오르기 딱 좋죠.(촘마게 머리도 없습니다;) 호죠가의 적자로서 후계자 교육을 받으며 반듯하게 자란 동생 토키무네와, 장자의 면모를 갖췄지만 서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가슴 속에 울분을 품으며 자유분방하게 자란 형 토키스케. 서로를 매우 아끼고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반목하고 대립하면서 증오하고, 그러면서도 서로를 잊지 못하는 그런 들끓는 애증! 연기파 배우 와타베 아츠로씨가 동생과 여러모로 대조적인 형 토키스케를 연기하셨습니다. 역사상, 형 토키스케는 반란을 일으켜 막부를 전복하려 했고, 당시 최고 권력자이자 막부를 수호하는 싯켄이었던 토키무네는 형을 주살합니다.(당시 토키무네의 나이 22세. ㄷㄷㄷ) 이쯤에서 나름 실험적(?)인 장면. ![]() 형을 죽일 건지 말 건지 고민하는 토키무네의 주위로 저런 것들이....; 육친을 죽이려는 자기 마음 속에 도사린 어둠인걸까요. 습사를 하는 토키무네와 공격받는 토키스케의 모습이 교차편집되고... ![]() 화살이 과녁 중앙에 정확하게 꽂히자 털썩 그 자리에 주저앉아 어깨를 들썩이는 토키무네. ![]() 이 드라마에서는 토키스케가 살아남아서 몸을 숨기는 것으로 각색했으며 이후, 토키스케는 원의 내습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원은 물론이고 심지어 고려까지 가더군뇨....... 드라마가 1부 '형제'에서 2부 '원구'로 넘어갔어도 형제는 안과 밖에서 나라를 지키는, 그런거지요. 그러나 원의 사신를 목 벨 정도로 강경한 토키무네의 태도와 토키스케의 온건적인 태도가 충돌하는 바람에 또 상처입고 괴로워합니다. 서로 떨어져 있어도 애증은 여전한게지요; 죽은 줄 알았던 형이 살아있다는 걸 알고 난 뒤 오랫만에 만난 형제... 이렇게 서로 애틋하게 눈시울을 붉혔으면서, ![]() 잠시 뒤 형의 기대를 배반하고 원의 사신을 죽이라는 토키무네의 명이 떨어지자 열폭한 형은 동생의 멱살을 잡고 서로 노려봅니다. ![]() ![]() 형제간의 재회는 이렇게 파국으로 끝나나 했더니 뜻밖에도 며칠 뒤 토키스케와 아들의 상봉이 이뤄집니다. ![]() 몇 년 만에 보는 아들은 동생 토키무네의 손에서 귀하게 자라고 있었던 겁니다. 토키무네는 자기 아들과 형의 아들을 차별하지 않고 똑같이 키웠습니다. 그러나 자기 손으로 죽인 형에 대한 죄책감때문에 애들 둘이 다투거나 하면 민감해져서 자기 아들 쪽을 엄하게 다루더라구요. 사촌에게 모진소리 했다고 아들의 뺨을 때리기까지. ![]() ![]() 아무튼 길고 긴 원나라와의 신경전, 형제의 숙청, 원의 1차 침입 등 젊은 나이에 굵직굵직한 일들을 겪다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눈에 띄게 몸이 약해진 토키무네는 병약미청년화 되어서 자리에 눕는 일이 잦아지더니 원의 2차 침입을 막아낸지 불과 3년 후에 34세로 요절합니다. 마치 자기 할 일을 다한 것마냥... 그런데 죽을 때마저 형의 품에 안겨서 죽더라는..ㄷㄷㄷ 소식을 듣고 달려온 형의 품 안에서 무려 '백허그'로 안겨서 흐느끼다가 숨을 거두더라구요.ㅠㅠ ![]() 사실 이 사극은 대하사극계에서는 좀 이단아라고 할까요. 울나라에서 방송된 <칭기즈칸>에서 칭기즈칸을 연기한 빠썬이 여기선 무려 쿠빌라이칸을 맡았고 원나라 묘사를 위해 중국에 가서 찍어온 장면도 있을 정도로 만듦새면에서는 제가 본 대하사극 중에선 제일 스케일이 컸는데 대중적인 평은 그다지 좋지 못했어요. ![]() 제대로 보지 못했으니 내용에 대해 뭐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픽션이 강하다는 점을 주로 지적받는 것 같아요. 그 때문에 기존 대하시청자들에겐 환영받지 못했지만 대신 섬세한 심리묘사가 호응을 얻어서 일부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마니아층이 형성되었지요. 이 드라마의 각본을 쓴 사람은 바로 <하얀거탑>의 이노우에 유미코입니다. 어떻게 보면 7년 전이 아니라 지금 나왔어야 할 드라마같아요. 그랬다면 그때보단 평이 좀 더 너그러웠을지도요. 또 하나, 좋지 못한 평에 일조했던 이즈미 모토야씨의 연기는 드라마 연기가 아닌 교겐식의 연기가 몸에 배어서 너무 힘이 들어가 있었어요. 그리고 턱 관절인지 치아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입매가 약간 앙다문것 같다고 해야 하나? 그때문에 표정연기도 어색해보였구요. 그런데 갈수록 발전해서 나중엔 많이 자연스러워졌더라구요. 초반과 나중의 연기를 보면 정말 차이가 많이 나요. 이분 보니까 노무라 만사이씨도 생각나는데, 신기하게도 두분 버릇이 같아요. 턱을 목 쪽으로 당기고 뒷목을 빠릿하게 세우는거. ![]() 그때문에 <음양사> 첫 촬영 날에 감독님에게 힘빼라는 주문을 받았는데 이즈미씨도 드라마 초반에 그랬던거 보니 아마도 그게 교겐 때문이지 싶습니다. 그러나 역시 교겐사답게 두분 다 전통 복식을 걸친 자태가 매우 고와서 눈이 즐거웠습니다. 우연인지 의상도 비슷하구요^^ 다만 이즈미씨는 키가 안습인데 얼굴이 매우 작고 비율이 좋아서 남들이랑 같이 서 있지 않는 이상 그렇게 안작아보이더라구요. 그러나 형님 역의 와타베 아츠로씨 앞에선 그냥 봐도 너무 동생...ㅠㅠ(180cm vs 168cm....OTL) ![]() 심지어 극 중에서 남장여자로 나오는 기무라 요시노(169cm)랑 딱 마주보는 장면이.....ㅜㅜㅜㅜ ![]() 진지한 장면인데 연출이 너무 배려심 없달지;;; 살짝 맞춰주기만 해도 아래짤처럼 보기좋은 그림이 나오는데. ![]() 하지만 건장한 부하들 옆에 있으면 완전 귀한 도련님이예요. 이마에 손 짚고 살짝 비틀거려주기만 하면 일제히 우르르 몰려들어서 부축하는 모습이 너무 어울리더라고요; 이쯤에서 가슴을 직격당한 한 장면. 마지막회를 한편 남긴 48회의 장면이니까 죽을날이 얼마 안남은 토키무네되겠습니다. ![]() 제대로 거동을 못하는 토키무네를 일생을 같이 한 충성스런 부하 타이라노 요리츠나(키타무라 카즈키씨>_<)가 부축해주는데요, 뒷모습에서 그만 뿜었습니다. 에스코트라고 해도 모자를 정도로 너무 잘 어울리는 한쌍이로다.(........) 요리츠나는 성격이 매우 급하고 난폭하지만 토키무네 앞에서만은 아주 순한 양이 되고 주군의 일이라면 눈에 뵈는게 없을 정도로 굉장히 절대적인 충성을 바쳐요. 주군의 마음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귀신같은 형상으로 머리를 풀어헤치고 집안 물건 다 집어던지질 않나 기둥에 머리를 쾅쾅 박으며 자길 자책하질 않나. 마치 광견(狂犬)같달지; 성도 없는 천한 몸이었던 자신을 따스하게 대해주고 타이라노 요리츠나라는 용맹스런(...) 이름까지 내려주고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여동생과 혼인시켜줄 정도로 아껴주는 토키무네에게 몸과 마음이 전부 사로잡힌게지요^^;; 토키무네 역시 자신만 바라보는 요리츠나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애정어린 말과 행동을 보여주며 어쩌다 한번은 꼭 어깨를 쓰다듬쓰다듬해줍니다. 형제 뿐 아니라 이 주종의 모습도 매우 즐거워요:D 이쯤에서 두 사람의 첫 만남. 처음엔 이렇게 험악하고 띠꺼운 얼굴로 올려다보다가... ![]() ![]() 샤방~하니 해맑게 웃어주는 토키무네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만 첫눈에 반해버림. ![]() 넋놓고 멍하니 쳐다보다가 주위에서 불호령이 떨어지고나서야 자신의 무례를 깨닫고 그 자리에 넙죽 엎드리자, 당황한 토키무네가 손을 잡고 일으켜주는데... ![]() "내 손을 잡아주셨어!!!" <-딱 이런 표정. 이미 몸과 마음 다 뺏긴거다; 사람이 저러는걸 보니 그동안 얼마나 애정에 목말랐는지 알 것 같아서 불쌍해지더라는.... ![]() ![]() 눈물까지 그렁그렁한 뜨거운 눈빛에 오히려 어안이벙벙해지는 토키무네; 가끔 저렇게 맹한 구석이 있어서 귀엽더라구요^^ 아무튼 호죠 토키무네의 인생을 보면 참 짧고 굵게 살았다 싶어요. 당시 권력의 중심은 가마쿠라 막부가 아니라 호죠가家였어요. 막부의 쇼군은 유명무실한 존재였고 나라의 권력은 모두 호죠가의 우두머리인 싯켄(집권執權)에게 있었지요. 사실상 싯켄이 막부와 일본을 책임지고 있었던 겁니다. 토키무네는 5대 싯켄 호죠 토키요리의 적자로서 어릴 때부터 후계자로 키워져서 14살에 싯켄을 보좌하는 렌쇼가 되었고, 불과 18세의 나이에 8대 싯켄의 자리에 오릅니다. 바로 그 해에 원으로부터 사신이 와서 복속을 요구했으니 싯켄의 자리에 오르자마자 원과의 싸움이 시작된거죠. 토키무네가 24살 되던 해에 원의 1차 침공이 시작되었으나 정박해놓은 배 900여척이 태풍에 가라앉는 바람에 일본정벌은 성공하지 못했고, 원은 다음 해에 다시 복속을 요구하는 사자를 보냅니다. 그러나 토키무네는 사신의 목을 베어서 원에게 항전의지를 밝힘과 동시에 성벽을 쌓는 등 대비를 하지요. 이 후 또 한번 사신이 왔지만 이번에도 지체없이 목을 베어 돌려보냈습니다. 그러자 쿠빌라이칸은 이때부터 아주 작심해서 고려에 정동행성을 설치하고 배를 건조하는 등 일본정벌에 총력을 기울였고, 토키무네가 31세 되는 해에 군사 14만명, 배 4천척의 대규모 정벌대를 보냅니다. 일본도 그간 준비해온 것이 있어서 2개월 동안 항전하며 버티고 있었는데 때마침 또 태풍이 몰아닥쳤고.... 결과는 다들 아시는 대로. 일본은 인도네시아 자바섬과 더불어 원나라가 유일하게 정복에 실패한 나라라고 합니다. 원이 일본을 정복하지 못한건 순전히 태풍때문이다, 토키무네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운이냐 아니냐를 따지기에 앞서, 원에 복속되기를 거부했던 토키무네의 자존감과 항전의지가 일본을 지켰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만약 토키무네가 원에 굴복했다면 어찌됬겠어요. 왕의 이름에 '충'자를 쓰고 원의 공주와 혼인해야 했던 고려 말에 못지 않았겠지요. 일본이 외침을 받은 것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유일한 외침의 시기에 싯켄으로서 일본을 지켰고 2차 침입를 막아낸지 불과 3년 후 34세로 요절한 토키무네의 인생은 호국을 위해 바쳐졌다고- 그렇게 얘기됩니다. 비록 토키무네가 '신이 일본을 지킨다.'며 태풍에 카미카제(神風)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 먼 훗날 군국주의의 상징이 되었지만 그 당시엔 신앙심과 함께 애국심을 고취하고자 하는 순수한 의도였겠지요.^^; 그나저나 토키무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책을 찾아봤는데 단독으로 다룬 책은 국내에 나와있지 않더라구요. 하다 못해 그 시대를 따로 다룬 책도 없고... 아쉬워요. p.s1) 이 포스트를 작성하면서 토키무네와 토키스케를 하도 번갈아쓰다보니 타자가 자꾸 꼬여서 고생했습니다; p.s2) 토키무네가 죽는 모습은 예고편에서 딱 한장면 나온걸 캡쳐한거라서 디테일하게 캡쳐못했어요. 최종화가 구해지면 제대로 감상하고 다시 캡쳐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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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등록된 덧글
란티스님/ 드라마 바람의..
by 아테 at 08/27 어머 배수빈씨의 정조 .. by 란티스 at 08/26 저 설정 보고 주몽과 완규.. by 아테 at 08/26 응, 주몽에서 배수빈씨.. by 아테 at 08/25 rin님/ 네, 책마다 조금.. by 아테 at 08/24 헉; 히데요시가 원래 노.. by rin at 08/23 헉, 대체 무슨 작업을 하.. by 아테 at 08/20 허걱, 명복을...얼마.. by rin at 08/20 라이프 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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