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5월 17일
눈먼 자들의 도시,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1


어제 주문했던 <눈먼 자들의 도시>와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1>이 오늘 아침에 도착해서 일단 눈먼 자들의 도시부터 펴들었다. 보기는 란포 단편집부터 볼 생각이었지만 눈먼자들의 도시의 문체라든지, 분위기가 어떤지 살짝 맛만 보려고 첫 페이지를 읽었던 건데 순식간에 18페이지까지 나갔다. 전지적 작가 시점이면서도 따옴표라곤 전혀 없어서 글과 대사가 죽 이어져 있고 대사 사이에 줄바꿈이 전혀 없어서 누구의 대사인지 구분도 해주지 않는, 어찌보면 옆에서 책을 읽어주는 걸 그대로 듣는 듯한 문체인데 아주 매끄러워서 그냥 쭉쭉 읽혀지는 것이다. 잘 된 번역도 한몫했겠지만 방만한 듯한 그 문체가 신기하게도 숨돌릴 틈을 주지 않고 더욱 몰입하게 해주는 듯.
게다가 처음부터 첫번째 눈먼자- 이세야 유스케가 맡은 배역-가 나와서 갑자기 눈이 먼 혼란스러운 모습과 심경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그게 완전 이세야씨 버젼으로 상상되서 말이지; 특히 본문에는 이름도 나오지 않으니까 내 마음대로 배우를 대입시켜서 부인이 나오면 아 기무라 요시노가 나오네. 이렇게 되는 것이다;;
첫번째 눈먼 자가 자신을 집까지 데려다 준 사람을 집안으로 들일까 말까 망설이다가 왈칵 두려워져서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하고 고개 숙여가면서 돌려보내는 장면에선 내가 다 두근거려서 말이지. 정말 이 사람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하는거 아니야? 파김치님 말씀대로 심리묘사가 많은데, 더욱이 눈이 멀었다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서 세상에 대해 방어적이 되고 적으로 의심하게 되는 그 묘사가 읽는 사람을 동화시켜서 굉장히 불안하게 하더라. 그런데 이게 고작 18페이지. 뒤로 갈수록 쏟아져나올 내용은 얼마나 더할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여기서 더 읽었다간 과제고 뭐고 다 제쳐놓을까봐 남자가 병원가기 직전에 일단 덮었다. 이건 좀 한가해질때 읽어야 마음 놓고 책에 실컷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예 방학한 뒤에 읽자 싶고.
지금은 일단 란포의 단편집부터. 좋잖아. 단편이라서 짬짬이 읽을 수도 있고 맥이 끊기지 않아도 되고. 처음 받았을때 그 두께에 놀랐다. 572페이지. 동서미스테리에서 나온 <음울한 짐승> 이후 처음으로 나온 제대로 된 란포의 단편집이며 총 3권 중 첫권이라는 것만으로도 눈을 빛낼 일인데 이렇게 두께까지 포만감을 안겨주다니. 세어보니까 무려 22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난 괜히 책 분권해서 비싸게 파는거 안좋아하는데 이건 그렇지 않아서 너무 좋다.
눈먼자들의 도시도 결코 얇다고는 할 수 없는 두께인데 이것도 두껍다 보니 알라딘 택배상자가 도저히 책 두권만 들어있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튼실하더라 하하하하하하하 너무 좋다. 달랑 두권 온 것 같지가 않아. 으하하하하.
스포일러는 하지 말아주세요^^;;
# by | 2008/05/17 23:48 | ●책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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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페이지라니.. 전단편집이라는게 있었군요!! 보고싶네요ㅠㅠ오오
아테님 포스팅 덕분에 저도 다시 한 번 읽어보았는데, 봐도 봐도 영상으로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요. 어서 영상으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