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loos | Log-in


「황진이」 마지막회

어제 방송분의 마지막씬 -- 낡은 옷에 각시탈을 쓰고 자신의 미모와 기녀의 화려함을 다 버리고 춤을 추는 황진이를 저잣거리 사람들이 외면하는 모습에서 충격을 받았고,
오늘 서경덕 앞에서 "저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 하고 말하는 황진이의 대사를 듣고 확신하게 되었다.


이 드라마는 '예인' 황진이를 그린 드라마가 아니라 '예인으로 완성되어 가는' 황진이를 그린 드라마였다.
그래서 그동안의 황진이는 드라마 내내 독기를 품거나 걍팍하거나 아니면 쉽게 무너지는 등 미성숙했었고, 마지막 회에서야 비로소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를 감싸안는 넉넉한 성정을 가지고 그들을 감동시킬 줄 아는 예인으로서 성장하게 된거다.
드라마 내내 황진이를 통해 진정한 예인이란 무엇인가? 하고 물었던 드라마는 마지막회에서 황진이를 통해 그 답을 내놓은 셈이 되었다. 황진이가 답을 아는 것, 그게 결말이었다.


가끔 예인 황진이가 아니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직 완성된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방영 초기에 "예인 황진이"를 그릴거라고 홍보한 것이 어쩌면 실수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로 인해서 사람들이 드라마의 방향과는 살짝 엇나간 기대와 조급함을 품고 드라마를 시청한 셈이 되었으니까.
중간에 약간 휘청거리기도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운 주제의식을 이어온 것이 기특하다. 어렵게 여기까지 잘 왔다고 토닥토닥 보듬어주고 싶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하지원씨나 왕빛나씨 등 기녀로 출연한 연기자들도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될 드라마같다. 석달 동안 몸 바쳐 황진이를 연기한 하지원씨에게도 각별한 드라마가 되었으면 하고 또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한다.




--드라마 방영 전에 방송한 스페셜에서 왕빛나씨가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자,
'마지막 회의 마지막 장면- 부용이가 황진이를 바라보는 장면' 이라고만 대답했는데... 그 장면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백성들과 어울려 신명나게 춤을 추는 허름한 행색의 여자를 보면서 저이가 누구냐고 묻는 기녀에게 부용이가 눈물을 글썽이며 대답해주는 그 장면은 정말 마지막 씬을 맺을 만했다.



by 아테 | 2006/12/28 23:55 | ●드라마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ATEH.egloos.com/tb/291735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