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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망상의 빛과 그림자]
![]() 엄기준씨가 조연으로 나온대서 봤다.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TV에 얼굴을 비출때 연기 다음으로 걱정되는건 얼굴이 화면빨을 잘 받을까- 인데, 그 점에서 엄기준씨는 상상 밖... 특유의 가늘고 날카로운 눈매가 브라운관에선 참 개성적이고 매력적으로 비춰지는 것 같다. 연기도 그만하면 드라마시티 같은 단막극의 주연으로도 손색이 없겠더라. 무대에서 연기하는 사람이 브라운관으로 처음 옮겨오면 간혹 오버하는 것처럼 비춰지기 십상인데 엄기준씨에게선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주연 하니까 말인데, 조연으로 나온대서 비중 작을 걸 각오하고 봤는데 이 무슨... 초반에는 조연인가 싶더니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주연이더라. 시간이 교차되면서 상황이 급박하게 풀려나감에 따라 주연 유태웅씨보다 더한 감정변화를 드러내야 하는 캐릭터다. 몸으로 때우는 장면도 꽤 있었고.^^; 캐릭터로 본다면 주인공보다 더 재미있고 매력적이다. 결국 그녀를 사랑했던건 김성준(유태웅)이고, 그녀도 그를 사랑했었다는 걸로 결말이 났지만, 나는 밑바닥 인생을 기는 동거남 박철호(엄기준) 라는 남자에게 더 동정이 가더라. 비겁하다고 욕먹을 수도 있는 캐릭터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사람이 제일 슬프게 느껴졌다. 가늘고 길게 관계를 이어오다가 죽기 직전에야 서로 사랑을 확인한 두 연인보다, 돈가방 하나를 수습하려고 그녀를 구하지 못한 박철호에게 더 연민이 갔다. 내 다리가 이렇게 된거.. 너 구하려다 이렇게 된거잖아.. 날 버리고 갈거니? 가지 마.. 날 버리지 마... 바닥에 퍼질러 앉은채 간절히 올려다보며 그녀에게 애원하는 이 남자, 실은 이 여자 때문에 다리 병신된게 아닌데도 굳이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구차하게 그녀를 붙들려고 한다. 한때 조직에도 몸 담는 등 거칠고 더러운 인생을 살아오면서 누구보다 더 간절히 사랑을 갈구했던 것이 아닐까. ![]() 부부처럼 함께 살고 있는 이 여자를 위해서 돈도 많이 벌고 정식으로 결혼도 치르고 싶었다. 그래서 급한 성정이 돈가방을 보고 그만 이성적인 판단력을 잃어버린게다. 우리들의 인생을 바꿀 물건이 손에 들어왔으니까 그걸 수습하는데만 급급해서 여기에 이 여자를 남겨두고 가면 어떻게 될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그 자리를 떠난 박철호는 다시 돌아와서 그녀의 죽음을 봐야 했던거다. 그 자신은 사랑했지만, 남들에겐 진정 사랑했다는 소리도 못들을 그런 사랑이다. 비겁하게 지 혼자 살려고 여자 버리고 돈가방 들고 튀었다면서 조폭들에게 흠씬 두들겨맞았지만- 그는 최소한 가방을 들고 다시 돌아오기라도 했다. 여자 장례를 치뤄주느라 돈가방을 찾아올 조폭을 피해 한국을 떠나지도 않았고, 여자를 죽인 범인을 알아야겠다며 내내 주위를 맴돌았다. 그녀가 죽기전에 건 전화를 받은 김성준(유태웅)에게 왜 그녀를 구하러 가지 않았냐고 욕을 퍼붓기도 한다. 김성준에게 쏟아내는 거친 언사와 차를 망가뜨리는 행동들이 실은 그녀를 구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분노에서였을거다. 그녀가 손에 꼭 쥐고 있었던 피묻은 명함을 보고 죽기 전에 자신이 아니라 김성준을 찾았다는걸 알자... 그녀의 영정 앞에 자신의 명함을 놓고 흐느낀다. 방금 전 명함인쇄소에 들러 만든 명함. 그녀가 손에 쥔 김성준의 번듯한 명함에 비하면 정말 초라하기 그지없는 그 명함. 박철호 조유흔의 남편 단촐한 그 명함에서 박철호의 불쌍하기 그지없는 사랑이 절절하게 느껴지더라. 배신하려고 한게 아니었지만 결국 배신한것처럼 되어버린 슬프고 나약한 사랑... 그 사랑을 품으면서 이젠 이 세상에 없는 그녀에게서 여전히 사랑을 확인받고 갈구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였다. 명함으로마나 부부로 맺으면서, 그래도 나 사랑했지? 눈물로 뒤범벅된 얼굴로 묻고 또 물으면서 말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조유흔이 사랑한 남자는 김성준(유태웅)이었다는 걸로 결말이 났지만.. 왜 조유흔은 함께 자는 댓가로 김성준에게서 계속 돈을 뜯어내야만 했을까? 분명 그때 박철호와 동거하고 있었을텐데 말이다. 돈을 뜯어낸다는 구실로 김성준을 계속 보고 싶어서... 라는걸로 해석을 할 수도 있겠지만 빈곤한 박철호와의 살림에 돈을 보태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다. 나와 부부처럼 살면서 저 남자와 계속 잤던거야? 하고 아파하는 박철호를, 나는 이렇게라도 위로해주고 싶은가보다. ![]() 절름발이에다 거친 남자를 연기한 엄기준씨. 그러나 얼굴에 흐르는 귀티는 텁수룩한 수염으로도 감출수 없었다; 평소엔 남루한 카키색 사파리를 입고 '나 구질하게 사는 사람이오' 하고 온몸으로 주장했지만 그녀에게 떠나지 말라고 애원하는 회상장면이 나올땐 집 안이어서 반팔티 하나만 딱 입었는데 아이쿠, 참으로 늘씬하신 것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귀티가 잘잘 뿜어나오시더라.=_= 하여간 만석씨가 공중파로 유명해지면서 함께 자주 공연한 엄기준씨의 사진도 점점 디씨드갤에 떴었는데, 그때마다 나온 말이 "유준상 닮았네?" 였었다. 그후 첫 TV출연작인 드라마시티가 방송되자 연기 좋다는 호평과 함께 나온 말이 "화면으로 보니 순한 류승범이네?" 이더라...OTL 방송을 보니 카메라 적응이 빠르신 것 같아서 TV/영화계 진출이 순조로울 것이라 짐작이 되지만 에릭, 곽한구 소리를 내내 들었던 만석씨처럼 유준상, 류승범 소리를 내내 들을까봐 그것이 두렵다=_= 짤방은 디씨 KBS갤에서 업어왔습니다 p.s) 혹시나 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부연설명 남깁니다. 엄기준씨가 제가 예전에 언급했던 2대 헤드윅 엄드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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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등록된 덧글
ㅎㅎ 횽도 근처에 유리 ..
by 아테 at 07/05 판/ 우왕 판지야!!ㅜㅜ 너.. by 아테 at 07/02 여기다 쓰는거 맞죠?? 우.. by 판 at 07/02 caren님/ 배, 백허그.. by 아테 at 07/02 수르릉님/ 아 이런 우연이.. by 아테 at 06/29 답글 달아주셔서 정말 .. by 수르릉 at 06/28 수르릉님/ 귀찮다뇨, .. by 아테 at 06/28 란티스님/ 하하하;; 그러.. by 아테 at 06/28 라이프 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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